- 줄거리 -
2차대전중인 1940년대 어느날 프랑스 파리에서 피아노를 배우며 평화로운 삶을 살던 14세의 유태인소녀 에디뜨는 그곳에까지 들이닥친 독일군들에 의하여 부모와 함께 체포되어 수용소로  가게 된다. 수용소에 온 첫날 살아남기 위해서 탈출을 시도하던 그녀는 어느 여죄수의 눈에 띄게
되어 수용소내 유태인 의사의 손에 넘겨지고 그의 도움으로 유태인이 아닌 니콜이라는 절도범으로 가장하여 죄수들의 수용소로 넘겨지게 된다.  떠나기 전 부모님이 가스실로 끌려가는 것을 목격한 니콜은 정치범과 절도범들을 모아넣는 독일군 관리하의 수용소에서 오직 살아남기 위해서 하루 하루를 힘겹게 버텨낸다.  미모를 바탕으로 독일 장교의 성적인 노리개감 역할도 기꺼이 마다하지 않는 니콜,  시간이 흐르고 니콜은 독일군 장교 칼의 사랑을 받으며 편안한 생활을 하게 되고 결국 독일군 앞잡이 노릇을 하면서 죄수를 감시하는 '카포'라는 직책을 받게 된다.  생존을 위하여 악날한 카포로 변신해간 니콜,  그러던 어느날 러시아군 남자 포로들이 수용소로 오게 되고 니콜은 사샤라는 젊은 포로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  악날한 카포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아직 인간으로서의 사랑이 마음속에 남아있는 니콜은 위험을 무릅쓰고 사샤의 탈출계획을 돕게 되지만........

☞  원  제  : Kapo
☞ 오 디 오 : Dolby 2.0 & 5.1  이탈리아어
☞  자  막  : 한글, 영어
☞ 화면비율 : 1.66:1
☞ 상영시간 : 148분
☞ 지역코드 : 3

- ABOUT MOVIE 1 -
 * Academy Awards, USA Best Foreign Language Film Nominated
 * Avellino Neorealism Film Festival Best Film
 * Golden Globes, Italy Best Film Nominated
 * Italian National Syndicate of Film Journalists
 * Mar del Plata Film Festival Best Actress

- ABOUT MOVIE 2 -
'쉰들러 리스트'를 비롯하여 독일군에 대한 유태인의 고난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로 많이 만들어지는 소재입니다.  '베를린의 밤은 깊어' '피아니스트' '안네의 일기'  '죽음의 연주' '트라이엄프' '한나스 워' '유로파 유로파'  '핀치 콘티니의 정원' '인생은 아름다워' 등은 물론이고 유태인으로 오인받아 고생하는 이야기인 '25시'  그리고 이스라엘 건국과 관련된 영화 '영광의 탈출'과 '거대한 전장' 등이 있었습니다.  그중 '제로지대'는 유태인 소녀의 처절한 운명을 소재로 한 수작입니다.
 영화속에서 주인공 에디뜨가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던 장면은 오프닝의 약 5분 이내였고, 이후 니콜로 변신한 에디뜨는 부모를 잃은 뒤 오로지 생존만을 위해서 살아가는 가련한 여인이 되어 갑니다.  그나마 젊고 미모가 뛰어난 덕분에 죄수의 수용소에서 편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지만 다른 죄수와 포로들은 전쟁이 끝나면 자유의 몸이 될거라는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데 니콜은 딱히 오갈 곳이 없는 처지입니다.  독일 장교인 칼이 '여기가 좋아'라고 묻자 '잘 먹고 잘 자고 노역도 안하고 심사도 안 받아서 좋아요'라고 대답하는 니콜의 모습은 그녀가 가진 서글픈 현실을 잘 표현해주는 대사였습니다.  독일장교 칼,  러시아 포로 사샤 두 남자에게 사랑을 받는 니콜,  하지만 그들이 알고 있는 니콜은 꿈많던 유태인 소녀 에디뜨가 아니라 범죄를 저지르고 수용된 니콜이었습니다. 
니콜 역의 수잔 스트라스버그는 당시 21세였지만 앳되 보이는 외모와 아담한 몸매를 바탕으로 14세에서 16세까지의 연기를 보여주었는데 기구한 운명의 소녀 에디뜨/니콜 역으로 눈부신 열연을 펼치며 반라의 모습과 짧은 커트까지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배역을 위해서 혼신을 바칩니다.
카포 역할을 하고 있지만 사샤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니콜이 결국 죄수들의 탈출을 위해서 자신이 희생되는 것을 알고 회한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굉장히 아프게 만듭니다.  패망직전의 독일의 처지로 인하여 헛된 전쟁의 소모품이 된 칼을 자신의 처지와 비유하며 '당신도 속았어요, 우리 둘 다 속았어요'라고 말하는 니콜의 모습이 참으로 안쓰럽습니다. 칼의 품에서 죽어가는 니콜이 '유태인'임을 밝히는 결말은 굉장히 비장하기까지 합니다.
 일종의 정치성을 띈 영화인 제로지대는 독일 패망후 14년이 흐른뒤 발표되었는데 질로 폰테코르보 감독은 몇년 뒤 만든 '알제리 전투'를 통하여 프랑스의 개발도상국에 대한 만행을 고발하여  칸 영화제 시상식때 대상을 수상했으며 프랑스측 참가자들을 발칵 뒤집어 놓기도 하였습니다.
세계 인류의 수천년 역사는 민족간의 학살과 침공으로 얼룩져 있습니다.  프랑스의 알제리 학살,영국의 케냐 침공을 비롯하여 호송죄수들의 호주 원주민 학살,  아메리칸 인디언 학살, 스페인의 멕시코 침공과 학살, 사탕수수 재배 노예섬을 만들기 위한 자메이카 원주민 학살,  미국의 노예제도 등 강대국들의 약소국 침공과 탄압, 학살의 역사는 불과 몇십년전까지도 자행되어 온 만행입니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승전국'으로 소위 '서구 선진국'이라는 위상으로 강대국으로 군림하고 있고, 오로지 패전국이 되었던 '독일'만이 '히틀러'라는 악당의 캐릭터와 함께 2차대전과 유태인 학살의 상징으로 많은 영화속의 '악역 소재'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면을 볼 때 질로 폰테코르보 감독도 숱하게 만들어진 유태인 영화중 한 편을 만든 인물이 되었지만 이후 '알제리 전투'같은 작품을 만든 용기는 높이 살만 합니다.
 제로지대는 처절한 삶을 살다간 소녀의 이야기였고,  결국 '생존'의 중요성을 무엇보다도 절실히 느끼는 여주인공이었지만 결국은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동료 죄수들을 자유롭게 해주는 숭고한 최후를 맞이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니콜의 희생이 왠지 매우 씁쓰레하게 느껴지게 만든 영화
입니다.  니콜은 결코 값진 희생을 치루었다고 말할 수 없었고, 그건 사샤의 절규로 끝나는 마지막 장면을 통해서 정말 가슴 아프게 관개들에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씁쓰레한 여운이 길게 남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