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거리 -
영화는 결코 고상한 척 하지 않는다. 추잡한 세상에 대해서는 최대한 추잡하게 대응할 권리가 있다. 왜냐하면 그것이야말로 오히려 다시금 인간의 존재를 되새김질하는 보증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성당을 나서는 주인공이자 감독인 주앙 세자르 몬테이로의 구부정하고 절룩거리는 모습보다 흥미로운 것은 그가 비올레타 부인과 나누는 벌레 대화에서 얼른 교조주의적인 맑스 주의자처럼 사전을 들먹이며 읽어 내려가는 모습이다,실질적인 대안이나 논쟁보다 정전이라는 틀에만 고착된 당대의 신, 그것은 한편으로 병든 카톨릭의 모습이기도 하다. 후반부 기병대장교의 복색을 한 주인공의 뒷편으로 무너져가는 철거를 기다리는 건물이 프레임을 잠시간 가득 채울 때의 정경은 주인공 캐릭터가 시대에 대해서 증언하려는 바의 건축학적 개입이라고 해도 좋겠다.
젊음의 영기를 흡수하기 위해 흡혈을 마다하지 않았던 전대의 드라큐라적인 귀족층들의 미신과 속설들과는 달리
늙은 데우스가 감히 신의 지위를 일찌감치 버리고 젊은 여성의 목욕 거품과 음모에 얼굴을 파묻는 로리타 컴플렉스를 신랄하게 극 전반을 지배하는 도구로 작정하고 사용하는 시간보다 우울한 것은 기꺼이 아기를 안은 엄마의 치마를 들추고 허벅지를 확인하거나, 아기 인형의 치마를 벗기는 황홀감에도 불구하고 삶의 오도된 에너지에 대한 상실감을, 자살한 성노동 여인의 지폐 몇장을 뿌리며 도망치듯 나온 뒤 노란 집 주변의 주택가 창문이 열리고 중년 여성들이 번역 그대로 '냄비들에게서 냄비적인' 음담패설만 가득 쌓인 장면을 자못 오랫동안 지속시키는 카메라의 부끄러운 결단에 우리가 어느새 동의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데우스가 병원 의사에게 벼룩 물림과 성기의 피부염에 대한 진단을 받는 장면은 본편보다 5년 후에 만들어진 난니 모레띠가 <나의 즐거운 일기>의 한 대목으로 흡수했을 듯한 추정을 하게 만든다.
젊은 여성의 목욕거품에 파묻은 데우스의 얼굴이 성노동 자살여성의 비상금 뭉치에 재차 파묻히고, 그것이 다시 늙은 노란 하숙집의 여주인의 손아귀에서 주섬주섬 되었을 지폐 몇 다발의 후일담이 정신병원에 장기 수용 중인 남자의 품에서 꺼내지고 기어이 데우스에게로 전달될 때 당신은 한 번의 횡재가 변화시켰던 데우스의 몰락 이후에 다시 찾아온 횡재로 인해 지하에서 기어오르는 흡혈귀적인 데우스를 본다.하지만, 그 따위 지폐들보다 모두가 눈물 겨워야할 한 순간,데우스가 엎드려 노동하는 늙은 어머니의 지갑에서 동전 한 닢까지 챙기고 돌아설 때 늙은 어머니가 하는 대사 "그것이 내 전 재산이다"라고 말할 때 영화는 자신의 밑바닥이 어디에 근거하고 있는지 솔직하다.
<노란 집의 추억>은 하숙생인 우리 시대의 늙은 신의 호색, 가출, 체포, 수용 그리고 한단계

- 이슈포인트 -
 * European Film Awards
 * Venice Film Festiv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