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노바의 일대기,
모험을 꿈꾸고 그것을 실천하는 남자의 이상한 여행.고향, 물의 도시 베니스,
영화는 베니스의 가면 축제와 함께 시작된다.'베니스'를 상징하는 여왕의 검은 두상.얼굴의 반을 드러내고는 나머지 실체를 보여주지않은 채 다시 물속으로 사라지는 머리,그 머리로 시작되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그의 명성이자 악명,수많은 여성과의 게임같은 연애담과 섹스의 도전,그것은 삶에 대한 지적인 탐구의 일부일 뿐.
그는 끊임없이 역사가로서 작가로서 과학자로서 그를 알아주고,미지의 탐구를 함께할 사람들을 찾아헤맨다.
그의 비밀아닌 비밀,싫증을 내기 쉽기 때문에 도전적이고 환상을 꿈꾸며 우아함과 미학을 사랑하기때문에 언제나 좌절할 수 밖에 없다. 좌절과 권태덕분에 새롭고 지적인 여행을 거듭해온 그는 늙고 노쇄하여 더이상은 움직일 수 없어진 어느날,방대한 그동안의 경험을 집대성하는 기록을 남긴다.
설령 그것이허풍이 아닌지 의심스럽고 지나간 세대의 낡고 케케묵은 기록이 될지언정 지아코모 카사노바는 지독히도 열심히 살았다.그 끝이 무엇이든 유혹하는 환상의 실체를 직접 겪고서, 환희로 몸을 떨다 시들고, 환멸과 실망으로 몸서리를 쳤든간에.쓸쓸히 혼자 타국에서 죽음을 앞둔 삶의 감식가. 여행의 종착지로, 고향 베니스를 떠올린다.
꿈속에서 겨우 돌아올 수 있었던 베니스,마지막 연인인 자동인형과 애잔하고 우아하게 느린 춤을 춘다

 

페데리코 펠리니의 '카사노바'.
무대미술, 움직임, 음악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