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거리 >

1편 베스파. 항상 스크린 뒤에 숨어있던 감독이 스크린에 등장하여 하얀 헬멧을 쓰고 베스파 스쿠터에 올라타서 로마 시내를 신나게 질주하며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뮤지컬 영화에 대한 생각, 제니퍼 빌즈는 만나 애정을 고백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여름 로마의 영화관을 장악하고 있는 <헨리:연쇄 살인자의 초상>을 보며 기겁을 하고 이 영화에 대한 호평을 한 신문기사들을 꼼꼼히 살펴보는 와중에 빠졸리니의 죽음을 다시 한 번 상기한다.

2편 섬. 옛 친구를 만나기 위해 시실리의 섬을 여행하던 그는 친구를 만난다. 그곳에서 새로운 영화에 대한 구상을 하지만 그곳은 너무 혼잡하다. 그래서 안정과 고요함을 찾아 제라르도와 살리나 섬으로 떠나지만 문명을 거부하던 순수한 철학자 친구, 제라르도는 텔레비전 중독증에 빠져버린다. 그리고 아리쿠디 섬으로 행선지를 옮기지만 그곳에는 텔레비전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제라르도는 기겁을 하며 떠난다.

3편 의사. 어느 날 가려움증으로 고생하던 모레띠는 피부과를 찾아가 진료를 받지만 질병은 결코 치유되지 않는다. 그로부터 병원을 바꿔가며 의사들에게 진료를 받고 그들이 내려준 각기 다른 처방들에 의해 약을 복용하고 끝내는 그의 증상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데.

< 감독소개 >

* 난니 모레티 (Nanni Moretti) 1953. 8. 19

1953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로마에서 성장했다. 고등학교를 졸업과 동시에 단편 영화 작업에 들어갔고, 1973년, <에체 봄보(Ecce Bombo)>로 정식 데뷔했다. 10대 시절을 혁명의 기운 속에 보내면서 좌파적 성향을 갖게 된 모레티는 작품 속에서 자신이 사회에 대해 가진 문제의식을 끊임없이 다뤄왔다.

1981년, <좋은 꿈꿔라(Sogni d'oro)>로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고, 그에게 상업적 성공을 안겨 준 <미사는 끝났다(La messe est finie)> 이후 영화 제작사 사케르 필름(Sacher Film)을 설립하고 현재까지 이곳에서 '원맨' 제작 시스템을 고수해 오고 있다. <아들의 방>은 78년 이후 이탈리아 영화로는 처음으로 깐느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 작품소개 >

이탈리아의 우디 알렌이라 불리는 이탈리아의 진보적 감독 나니 모레티의 작품으로 이탈리아의 새총리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를 비판하는 영화다. 미디어 재벌 출신 총리 베를루스코니가 앞으로 이탈리아에 미칠 영향을 우화적으로 다룬 이 영화는 깐느 영화제에서 '모레티의 날카로운 정치의식이 산뜻하게 부각된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모레티는 가진 회견에서 "구체제의 부패 정치인들 속에서 돈을 번 사람이 이탈리아를 이끈다는 것은 아주 심각한 문제"라면서 "사적 이해관계와 공적 역할을 구분하지 못하는 베를 루스코니가 이탈리아를 혼란에 빠뜨릴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깐느 영화제 감독상, 이탈리아 비평가협회 감독상 수상.

  모레티 감독은 77년 데뷔하여 <에세 밤보(Ecce Bombo)>, <비앙카>, <미사는 끝났다> 등의 이중성을 가진 영화를 만들어냈다. 서유럽 68세대의 이상과 잃어버린 꿈을 영상 세계에 담아온 모레티는 이탈리아의 3월 총선 당시 진보적인 영화감독 8인과 더불어 '지구상의 유일한 나라'라는 반베를루스코니 영화를 만들어 이탈리아 전역에서 반우파운동을 벌였던 '운동권 감독'이기도 하다.

  <일기>는 세 개의 독립된 삽화로 짜인 영화다. 첫 이야기에서는 로마 거리에서 한가로이 베스파 스쿠터를 즐기는 사람,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시칠리아 부근의 에올리나 섬에 은둔하며 평화와 안식을 구하는 사람, 마지막 이야기에서는 돌팔이 의사의 오진으로 고통 받는 한 악성 피부병 환자를 다뤘다. 앞의 두 삽화는 총선전후 정치무관심에 빠져 있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심리상태를 그린 것이고 세 번째는 쇼맨십이 강한 새 총리 베를루스코니를 이탈리아 병을 악화시킬 돌팔이 의사에 비유, 풍자한 것이다.

  EBS 소개 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난니 모레티 감독의 일기를 훔쳐보는 듯 한 즐거움을 주는 작품으로 코미디를 곁들인 자서전적인 삶의 통찰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픽션인지 분명치 않은, 일기보다 스케치북에 가까운 이 작품은 이태리 영화감독 난니 모레티의 활발하고 산만한 정신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비디오 낙서, 만화, 짧은 인상을 혼합한 포트폴리오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에서 자신을 보여주는 모레티는 일종의 성스러운 바보이자, 다정한 성격과 아이 같은 호기심을 축복받은 남자로, 로마를 방황하며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난다. <나의 즐거운 일기>는 이 이태리의 인기 감독이 이태리의 생활방식을 관찰하며 보낸 시간들을 1인층 시점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감독의 자기주장과 위트, 예리한 통찰력이 빛나는 걸작이다. 1부에서는 난니 모레티 감독이 스쿠터를 타고 로마의 유명한 건축물들을 돌아보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데, 그 와중에 그가 좋아하는 영화 <플래시댄스>의 주인공인 제니퍼 빌스와 남편 알렉산드르 록웰을 만나 '변덕스럽다'는 개념에 대해 토론을 벌이는가 하면, 여름이면 공포영화나 포르노밖엔 상영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