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인 이토 카이지는 취직도 안하고 편의점의 아르바이트나 적당히 하면서 하루하루 방만한 생활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카이지에게 악덕금융회사 여사장인 엔도 린코라는 미녀가 나타난다. 그녀는 카이지에게 친구가 빌린 사채돈의 보증인이라며 도망간 친구대신 빚을 갚으라고 협박을 한다. 빌린 돈은 이자가 쌓여서 202만 엔이라는 고액으로 부풀어 오르고 엔도는 “하루 밤의 게임으로 빌린 돈 이상의 큰 돈을 손에 넣는 기회가 있다”고 달콤하게 속삭인다. “몇 시간 후, 게임이 벌어지는 운명의 크루즈선에 올라 죽음의 가위, 바위, 보”게임을 시작하는데…

- DOCUMENT OF KAIJI
- 후지하라 타츠야, 1년에 걸친 도전 - / 44분

<카이지>는 1996년부터 만화 잡지 ‘영 매거진’에서 연재를 시작해 과격한 표현과 교묘한 심리 묘사로 인기를 얻으며 총 1,300만부를 판매한 베스트셀러 만화 ‘도박묵시록 카이지’를 영화화한 작품. 드라마 ‘고쿠센’을 연출한 사토 토야 감독의 실질적인 장편 데뷔작으로 <데스노트>의 주연 후지와라 테츠야가 다시 한 번 만화 원작 영화의 주연을 맡았다. 9년 10월 일본에서 전국 300개 이상의 스크린을 통해 개봉한 영화는 2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으며, 최종 흥행 수입 22억 5,000만 엔(약 280억 원)을 벌어들였다. 기대 이상의 흥행으로 영화는 속편 제작을 결정했으며, 1편에 이어 사토 토야 감독과 후지와라 타츠야가 참여하고 오는 2011년 개봉 예정이다

아무튼 돈이 문제다. <카이지>는 도박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정확히는 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의 숙명을 그린 영화다. 니트족과 프리타 등 일하지 않고 살아가는 일본 젊은이들의 현실을 반영한 듯한 주인공 카이지가 엄청난 빚을 안고 참가하게 되는 세 차례의 게임을 통해 영화는 생각하는 것 이상의 영향력을 자랑하는 돈의 무시무시함을 그려낸다. 지하에 도시를 건설하고 고공빌딩을 건너는 등 믿기 힘든 상황들이 펼쳐지지만, 돈 앞에서 목숨까지 내거는 세태에 대한 은유라는 점에서 설득력을 갖기 충분해 보인다. 또한 돈 앞에서 누구나 겪을 법한 심리 변화는 목숨까지 내걸게 만드는 세 차례의 게임을 한층 흥미롭게 만든다. 카이지를 괴롭히는 토네가와 역의 카가와 테루유키가 선보이는 음흉한 미소의 악역 연기, 그리고 선과 악의 경계에 서있는 엔도 린코 역의 아마미 유키가 보여주는 내면을 알 수 없는 연기도 인상적이다.